사단법인 유럽헌법학회

공지사항

2013년 계사년 새해인사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시 : 2013-01-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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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회원님께

 

 2013년 새해인사를 보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닷물을 하늘로 높이 끌어올린

 

새해의 벅찬 기운을 가득 받으시길 바랍니다.

 

 

 

세상에서 크는 것은

 

하늘과 땅뿐인가 합니다.

 

가늠할 수 없는 크기를 과장할 때 쓰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만땅만

 

그러니 세상에서는 크는것은 하늘과 땅뿐인가 합니다.

 

 

 

하늘이 크는 이유는 편 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편을 가르지 않으니 꺾일 일이 없습니다.

 

땅이 크는 이유는 다 받아드리기 때문입니다.

 

다 받아 드리니 이탈이 없고 그 축적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크는 것은 실은 어린이들입니다.

 

어린이들은 하늘을 닮았습니다.

 

연하디 연한 나무의 새싹이 제일 먼저 하늘을 만나듯,

 

어린이의 심성은 너무 무구하여 하늘에 통합니다.

 

 

 

어린이들은 땅을 닮았습니다.

 

걸음마 띠던 그 밑바침이 땅이었습니다.

 

생의 긴 여정은 그렇게 땅위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땅은 그 무엇이라도 오는 것을 내치지는 않습니다.

 

생의 마감이 땅으로 귀환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겼다합니다.

 

환호를 합니다.

 

그 순간에 이긴 것만 유일의 가치가 됩니다.

 

 

 

그러나

 

세상을 살면서 이겨야 할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처음부터 싸움을 만들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같음을 이유로 편을 가르지 않고

 

다름을 이유로 척을 만들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게 세상입니다.

 

 

 

행여 싸움이 발발하여

 

그 끝이 이기고 지는 것으로 판가름 나야 한다 하여도

 

이긴 것을 환호할 것이 아니라

 

진 것을 먼저 보듬을 수 있다면 다음의 싸움을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권력을 잡기 위하여,

 

부를 획득하기 위하여,

 

그것이 향하여 맞닿는 곳은 반드시 싸움입니다.

 

그곳에는 항상 더 많이이라는 탐욕에 덧 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더 많이더 많이가 만나는 곳의 귀결은 싸움일 뿐입니다.

 

 

 

더 많이는 오래 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얻기 위한 치열한 시간에 비하면 누리는 시간은 짧디 짧은 것입니다.

 

 

 

그 에너지를 문학과 예술에 쏟았다 칩시다.

 

오래 가는 것입니다.

 

어쩌면 시대를 초월하여 유규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그 시대의 고단한 삶이었다 하여도

 

인류의 기원에 근접하게 닿은 알타미라의 벽화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것입니다.

 

예술이었기 때문입니다.

 

 

 

권력이

 

부가 하찮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또한 인류를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여 왔습니다.

 

 

 

두 가지의 가름이 문제였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이라는 이분법말입니다.

 

그 가름이 더욱 권력욕으로 진군하게 하고

 

그 가름이 더욱 부를 욕망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권력을 가졌으니 상대에 잔인하였고

 

그렇게 부를 획득하였으니 행태에 부끄러워하지도 않게 된 것입니다.

 

그랬으니 오래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한 것입니다.

 

 

 

권력을 가졌으되

 

이겼다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상대를 먼저 헤아리고

 

부를 얻었으되

 

탐욕을 부릴 것이 아니라 선행을 먼저 행할 생각에 골몰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권력과 부가 예술은 될 수 없을지라도

 

그리한다면 오래 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인생의 의미는 오래갈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오래 평화로울 것입니다.

 

삶의 의미들이 문학과 예술처럼 오래가는 것을 지향하면 좋겠습니다.

 

 

 

걸음마였을 때에

 

얼마나 많이 휘청거렸습니까.

 

수많은 휘청거림을 거치고서야 바로 걷게 된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라도 예외 없이 휘청거림에서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혼자 서기 위하여서

 

얼마나 많이 부러지고

 

얼마나 많이 꺾이어야 했었습니까.

 

그 강약은 다를지언정 오늘 자신을 있게 한 것은 부러짐이었고 꺾임이었을 것입니다.

 

 

 

나의 형편이 나아짐에 상관없이

 

다른 이의 부러짐과 꺾임을 위로하는 마음이 제일 앞서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다른 이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원래 지산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부러짐과 꺾임을 통과의례로 삼아서 모두가 함께 하늘만큼 땅만큼 클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벽두.

 

새벽어둠을 뚫고서 출항하는 배입니다.

 

어두운 밤에 만선으로 귀항의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편을 갈라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위로하고

 

책망하여 내치는 것이 아니라 보듬어서 함께 항해를 하는 것입니다.

 

한배를 탄 것이기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망망대해에서 혹한의 차가움도 세찬 비바람도 그렇게 이겨내는 것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이겨야 할 것은 편을 가른 상대가 아닙니다.

 

이겨야 할 것은 삶에서 맞닿게 될 부러짐과 꺾임인 것입니다.

 

 

 

계사년 새해 그 이겨냄을 기원 드립니다.

 

 

 

2013년 계사년 새해 아침

 

유럽헌법학회 회장, 대구대 법대 정극원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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